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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have a dream - 쟁이를 위한 회사
    카테고리 없음 2009. 12. 8. 22:29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얘기했습니다.  나는 꿈이 있다고.


    저도 가끔 이런 꿈을 꾸어 봅니다. 우리나라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쟁이들을 위한 회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멀리 외국에서 요즘 꽤 소식을 접합니다. 오래된 구글은 그렇다 치고 Fogcreek , 37signals, SpringSource, atlassian 까지 쟁이 중심의 회사가 선전하고 잘 나가고 있다는 소식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왜 한국에는 이런 회사가 없을까 참 아쉽기도 하고요. 이런 회사들을 보면서 "쟁이를 위한 회사"가 어떤 모습인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첫째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회사였으면 합니다. 
    쟁이를 위한 회사는 어디에서 쟁이가 일하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pms, jira, svn/git, email, group chat, wiki, server hosting, sms, vpn, bulletin board, continuous integration  등의 정보 인프라 시스템이 있어서 office work과 non-office work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촛점은 어느 장소가 쟁이의 생산성을 높이느냐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 강남의 starbucks에서 제공되는 netspot으로 개발하는 것과 사내 유선랜에서 개발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남산 타워에서 좋은 전망에서 offline git에 commit하며 개발하는 것이 더 효율성이 좋지 않을까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아침에 실컷 자고 점심에 산책을 좀 한다음 저녁부터 일하면 왜 안될까요.
    가끔 근무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을 규제하는 회사를 봅니다. 근무시간에 웹 쇼핑을 해도 규제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근무시간을 철저히 규제해서 근무자의 생산성을 최대로 올리겠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사실 그런다고 개발자들 일하나요? alt-tab 눌러가며 역시 딴 짓하는 것이죠. ㅋㅋ 바로 쟁이들의 생산성은 자신이 그 일을 할 때 최대의 이익이 돌아온다는 공감대가 있을 때 올라갑니다. 딴 짓하는 것을 막을 것이 아니라 딴 짓하는 것이 손해라는 인식을 자발적으로 갖게 하면 됩니다. 
    회사내에서는 대면 인터페이스가 꽤 있습니다. 잘 보세요. 기획 미팅, 사업 승인 미팅, 보고 미팅, 개발 진행 상황 미팅, QA 미팅, daily scrum 미팅 ... 안건 생길 때마다 미팅이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시면 이 미팅들중에 80%는 쓸모없는 것이 많습니다. 미팅은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하는 자리로 생각하면 나머지 20%의 미팅 시간만 남게 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미팅 전에 충분히 안건을 읽고 생각하고 이슈를 정리해서 사전에 공유하고 미팅에서 여러 이슈를 결정하면 충분히 빨리 끝납니다. 미팅이 줄면 왜 회사에 앉아서만 근무를 해야 될까요.
    한국 회사에서 특이하게(?) 중요시하는 문화중에 회식과 워크샵이 있습니다. 부서의 특성에 따라 꽤 잦은 횟수가 있는 경우도 많고 중요한 대면 인터페이스중의 하나입니다. 저녁 회식 없애고 워크샵도 없앨 수 있지 않을지요. 회사 잘 나가면 연말에 강남 호텔에서 디너 파티 성대하게 하면 되고요, 연중에 경치 좋은 데로 2박 3일 놀러가서 실컷 구경하고 야유회 하면 됩니다. 격주마다 새벽 4-5시까지 술 마시며 3-4차 가고 노래방 같이 간다고 인간 관계 좋아지고 상대방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간과 장소를 이제  개인에게 돌려 주면 어떨까요. 그 시간에 애인 얼굴 한번 더 보고 가족 얼굴 한 번 더 보고 남는 시간에 기능 하나 더 개발할, 하다못해 google I/O 라도 볼  그런 시간적 장소적 자유를 주면 어떨까요. 

    둘째로 회사는 쟁이들을 관리하지 않습니다. 아니 관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쟁이 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관리를 하느라 아까운 다른 한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모든 project의 task는 pms로 공유되며 그 사람의 작업분은 svn history에 잘 나타납니다. 쟁이들은 project에 신경을 쓰며 조금이라도 좋은 feature를 넣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가끔 side job offer가 들어옵니다. 한 건 해 주면 월급만큼 줄께 이런 것이. 그 때 쟁이는 지금의 회사 project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최대의 이익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낭비할 시간이 업습니다. 따라서 이 제안을 거절하게 됩니다.  쟁이를 이렇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다음에 나옵니다. Warren Buffet이 berkshire hathaway에 몰빵하는 이유는 자기 회사라서가 아니라 가장 좋은 이익율을 낼 회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회사내의 모든 쟁이들이 회사 주식과 회사 이익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하다 못해 스톡옵션이라도 갖게 해서 회사의 매출 향상이 직접적으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비용 많이 아끼고 검소하게 생활하고 고객들 술 사주는 영업비 아끼고 서비스/제품 잘 만들어서 번 돈으로 반기별 배당 빵빵하게 했으면 합니다. 이익 배당이야 말로 쟁이들의 사기에 최고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가급적 상장을 하지 않은 회사가 좋겠죠. 얼마전에 전직원 해외 여행 시켜주는 사장님 얘기가 나오더군요. 이익 배당 많이 해서 그 돈으로 쟁이들이 알아서들 해외 여행 가면 되지 않나요. 그 돈으로 코타 키나발루 가기 싫으면 genesis 사면 안될까요. ㅋㅋ

    네번째로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인 회사면 좋겠습니다. 우리 나라 회사에서는 프로젝트 경력이 어느 정도 되고 개발 능력이 어느 정도 되면 그 보상 차원으로 승진을 시켜 줍니다. 그리고 겹겹히 인력의 사다리를 형성합니다. 사다리의 상단으로 올라갈 수록 최신 코딩/기술 트렌드를 접할 기회는 줄어 들고 프로젝트하고도 멀어지지만 결정을 내려야 할 기회는 많아집니다. 조엘의 표현을 빌자면 우주인 아키텍트 가 탄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다리를 파악 줄여서 모든 쟁이들이 실무자가 되게 했으면 합니다. svn하고 친구가 되게 하고 spring framework 3.0 의 최신 feature가 뭔지 RoR의 active record가 왜 좋은지 알게 합시다. 그 사람이 30살이 되던 40살이 되던 머리가 허연 60살이 되던 생산성을 내는 한 그냥 쟁이로 남게 하죠. 그게 쟁이가 할 일이니까요. 
    이런 수평적 조직일 때의 기술적 결정은 어떻게 내릴까요. 쟁이 A는 RoR 신봉자이고 쟁이 B는 spring 신봉자라고 해 봅시다. A와 B는 공교롭게도 프로젝트 C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기술구조를 통일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ㅋㅋ 결국 해도 해도 안되는 담당자들로는 결론이 안될 때 최종 결정권자는 필요하고 이럴 경우 Project Owner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최대한 같이 공감대를 갖게 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사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사소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결정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럴 때마다 우리는 사다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그 프로젝트를 가장 잘 알고 있는 Project Owner에 의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회사가 성공해서 한국에서도 이런 엽기적인 회사가 있고 잘 될 수 있구나라는 식의 인식이 다른 회사들에 퍼져나가서 한국 전체의 조직 문화를 좀 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가지도록 바꾸는 데에 일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이번 달 안 나온 월급에 한숨 지우며 야근만 없으면 살 것 같다고 생각하는 많은 개발자들이 있다는 것 잘 압니다. 이런 개발자 착취 상황들도 많이 개선이 되기 위해서도그 반대의 상황에서 잘 나가는 회사들이 많이 나와줘야 합니다.  

    .... 한국적 문화에서는 이런 것들이 어렵다는 것을 14년 조직생활로 잘 알고 있습니다만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하에 오늘도 이렇게 꿈을 꾸어 보았습니다. Always I have a 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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