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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대가 개발자로 살아 남기
    카테고리 없음 2016. 9. 19. 19:38

    40대에 개발자를 계속 하는 것은 특히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우선 SI 위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저경력, 저임금 위주의 개발자를 선호하고 고임금/고경력자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수가 굉장히 적습니다. 또한 한국 특유의 형/동생 문화의 폐해로 연장자는 관리자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30대 중반이면 거의 관리자로 승진하고 실제 개발에서는 손을 많이 떼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이 40대가 되면 '왕년에 내가 해 봐서 아는데'를 연발하는 입만 살아 있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지요.


    저도 관리자 생활을 오래 했고 4년 전부터 풀타임 개발자 생활을 해 왔습니다. 이제 나이가 40대 중반이기도 합니다. 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에서는 거의 없는 희귀한 족속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과 얘기해 보고 여러 커뮤니티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40대에도 개발을 계속 하고 싶은 사람들의 수가 꽤 많다는 것입니다. 즉 저 같은 사람들의 수가 꽤 된다는 것이지요. 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재미있고 그 재미있는 일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이지요.

    그럼 이러한 개발자로서의 생활이 40대에도 계속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제일 중요하면서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개인의 개발에 대한 사랑과 열정입니다. 간혹 개발을 생계 수단으로만 여기는 개발자가 있는데 저는 이런 분들에게 전직을 권합니다. 절대 롱런 힘듭니다.


    이제 개인적인 열정이 있다고 한다면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40대 개발자를 필요로 하는 회사에 적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본인이 창업한 회사일 수도 있고 규모가 큰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 일수도 있고 대기업 IT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고경력/고임금을 지불할 정도의 난이도 있는 제품/도메인을 가지고 고품질을 계속 가지고 가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합니다. 또한 기술의 중요성을 아는 경영진들이 버티고 있어서 기술 개발이 매출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주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회사에 적을 두고 있어야 40대에 개발자 생활을 계속 영위해 나갈 찬스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저임금/저경력자로 떼우는 회사라면 회사 이직의 찬스를 계속 노리셔야 합니다.


    40대 개발자를 수용가능한 비지니스를 하는 회사라면 이제 세번째 요소는 바로 개인의 선택에 있습니다. 즉 어느 정도는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40대에 개발자를 한다는 것은 경영자 트랙에서 벗어나서 물직적인 성공 기회에서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영진 트랙에서 멀어진다는 의미는 권력과도 멀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맛도, 법인카드를 쓰는 즐거움도,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권력도 모두 관계가 없어집니다. 이러한 것을 희생하고 얻는 것이 바로 개발에 대한 즐거움입니다. 내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내는 희열을 얻는 것이지요.


    네번째로 40대 개발자로서 중요한 점은 가급적 위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끔 연차가 오래된 개발자중에 입코딩을 주로 하는 '아키텍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주로 하는 일은 회의 참석과 파워포인트 작성이고 바쁘다는 핑계로 코딩 한줄 작성 하는 일이 없죠. 요즘 소프트웨어 업계는 6개월만 코딩을 안하면 프레임워크와 라이브러리가 변경되어 개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변화 속도는 더 빨라져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 지식의 감가 상각 속도는 그 어느때보다 빠릅니다. 따라서 이러한 아키텍트는 애시당초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직접 코딩을 해서 현재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그 짧은 남는 시간에 다른 사람을 도와(help) 주는 정도가 요즘 의미있는 아키텍트일 것입니다. 배포 시스템, 빌드 시스템, 데이터 변환, FE 페이지, 마크업, SQL Query, 백엔드 스크립트 이 모든 것을 반드시 직접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직접 해 봐야 남에게 코칭할 거리도 생기는 거에요. 그리고 위임을 할 거리가 생기면 완벽히 위임을 하고 추후에 리뷰 커멘트 주는 정도로 하면 되겠습니다. 중간에서 품질 관리 역할을 절대 수행하면 시간 낭비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코드에 있습니다. 코드를 가까이 하고 PPT 문서와 회의를 멀리 하세요. 40대 개발자와 대화를 하다 보면 저기 이역만리 안드로메다에서 뜬 구름 잡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40대가 개발자로 성공하려면 바로 지금 내가 사용하는 혹은 사용하려고 하는 시스템에 대해서 항상 얘기해야 합니다. 항상 현실에 머물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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