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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가 바라보는 위임의 맹점
    카테고리 없음 2010. 8. 25. 10:23
    보통 관리자 교육을 받으면 하는 말이 위임을 꼭 해라. 직접 일을 하면 직원들의 일을 뺏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위임을 하고 그것이 잘되도록 코치를 하라라고 얘기합니다. 관리자는 모든 일을 위임해야 할까요? 그랬을 경우 관리자는 무엇을 잃어 버릴까요.

    얼마전에 제가 기술고위관리자분들을 대상으로 자유PT를 하도록 예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찌 어찌 시간이 흘러서 약 2주전에 PT 준비에 집중을 하게 되었고 실로 중압감이 대단하더군요. 자유 주제라서 희한하게 더 부담이 되더군요. 다른 사람들도 주마다 발표를 하던거라 비교도 되고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봅니다. 여기서 제가 느낀 것은 제가 직접 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걸려 있는 일은 언제나 참 어렵다입니다. 그런데 위임을 시작하게 되면 이 어려움을 잊게 됩니다. 그래서 이 위임의 맹점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첫째 일에 대한 적절한 난이도에 대한 감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적용되어야 하는 특정 기술에 대해 구체적인 것은 모르고 옛날에 대한 경험만 가지고 있으니 벌써 얘기가 잘 안되는 것이죠. 결국 "옛날에는 내가 이렇게 했는데 말이지, 요즘엔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안되겠어?" 뭐 이런 식으로 밖에 얘기가 안되는 것이죠. 

    둘째 일정에 대한 감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난이도에 대한 감을 잃어 버리는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는 문제인데요, 약간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이 일정에 대한 감은 난이도의 파악의 실패에서도 오지만 잘 하는 사람의 기대치를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화시키는 것에서도 옵니다. 예를 들어서 S, A, B, C로 모든 사람의 평가 등급을 나누어 봅시다. (평가 등급은 열심히 하면 다시 바뀌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관리자는  S로 평가한 사람의 일을 들여다 보고 매우 만족해 하겠죠.(당연히 만족하니 S를 주었겠죠) 그런데 이를 일반화시켜서 A, B, C의 평가를 받은 사람에게도 이 일정대로 일을 하도록 모범 사례로 강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training이라는 명목을 걸기도 합니다.  S 받은 사람이 과거의 자신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는 보통 "내가 옛날에는 말이야..." 뭐 이렇게 얘기하죠. 관리자로 승진했다는 얘기는 과거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이므로 말이 됩니다. 언제나 부담스러운 일정이 조직원들에게 부여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고 이를 관리자는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셋째 직접 일을 하는 사람들의 중압감, 부담감을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주 간단한 일이라도 신입사원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감이 될 수 있고 덜 힘든 일로 보여도 데드라인이 촉박하면 또한 부담이 됩니다. 이것은 직접 일을 맡아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죠. 관리자들은 위임을 통해 실제 책임이 아래 조직원들로 내려가게 되며 형식적 책임은 관리자가 지지만 그래도 항상 면피는 가능합니다. 실제 일은 내가 아니라 조직원들이 했다죠. 

    넷째 스스로 일을 하는 능력을 잃어 버립니다. 위임을 하는 기간이 오래 될 수록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방어적 특징으로 보통 말이 많아지며 조직원들에게 훈계성을 말투를 사용함으로써 위엄을 지키게 됩니다. 보통 조직을 이동해서(혹은 회사를 이동해서) 더 이상 관리자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가 되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되죠.

    결국 이런 위임의 부작용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뭔가의 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발부서 관리자의 경우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을 직접 진행해서 감을 살려가야 하고요, 기획부서의 경우 특정 기획을 직접 해야 합니다. 이렇게 관리자도 직접 뭔가의 일을 계속적으로 수행해 가지 않는다면 위의 "위임의 함정"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관리해야 하는 조직의 규모가 대단히 큰 경우도 많습니다.(백명 단위 이상) 이런 조직장의 경우는 실제 일을 한다기 보다 적극 참모를 활용해서 위임의 함정을 벗어나야 되겠습니다. 직접 일을 수행할 정도의 시간도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저는 20명미만의 조직의 관리자밖에는 경험이 없으므로 나머지 더 큰 조직의 관리자분들의 경우는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경험에 의해서 적어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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